로마서 8:33-39
들어가는 말
기분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즐겁고 유쾌한 기분, 우울하고 슬픈 기분, 짜증스럽거나 불쾌한 기분 등이 있습니다. 당연히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즐겁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슬퍼하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건강한 것입니다.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한 상태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병을 가르켜서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하면 우울증 (Depressive Disorder 억압으로 인한 정신적 부조화)입니다. 즉 무엇엔가 짓눌리고 질서가 깨어진 불안한 상태를 말하는 병입니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자꾸만 불안하고, 의욕이 사라지고, 자꾸만 혼자라는 생각과 버려진 것과 같은 생각이 들고 더 심해지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무서운 모습으로 돌변하기도 하는 병입니다. 기독교신앙에서도 이러한 우울증을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성경 안에서도 전형적 우울증을 겪었던 인물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선지자 엘리야와 욥의 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수천 명과 절대 권력자인 아합 왕을 대항하여 승리하는 능력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승리후에 아합의 아내 이세벨 왕비의 복수가 두려워 사막으로 도망치다가 기진하여 쓰러집니다. 거기서 그는 극도의 우울증을 경험하고 차라리 죽기를 구합니다(왕상 19:4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한편 가족과 재산을 일시에 잃고 몸 마저 병든 욥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욥 3:1 “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 그를 위로하기 위하여 친구들이 왔을 때 욥의 비참한 몰골을 보고 7일 밤낮을 함께 땅에 앉아 있었다고 보고합니다(욥 2:13). 우울증은 우리의 확실했던 것들, 감사했던 것들 잊고 불안한 모습, 초조한 모습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서 영적으로 침체(넘어지)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울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잊어버리고, 분노와 좌절과 초조함 속에서 살아갑니다. 자존감이 사라져서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게 됩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자꾸만 자기를 폄하하고,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기도 하게 됩니다. 마음의 힘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마치 시편 38편의 다윗같이 말하게 됩니다.
“내 상처가 썩어 악취가 나오니 내가 우매한 까닭이로소이다(자기비하-낮은 자존감)
내가 아프고 심히 구부러졌으며 종일 토록 슬픔 중에 다니나이다 내 허리에 열기가
가득하고 내 살에 성한 곳이 없나이다 내가 피곤하고 심히 상하였으매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시편 38:35-38)
슬픔의 골짜기를 홀로 종일토록 헤매는 것과 같은 마음을 갖도록 합니다. 늘 마음이 불안하여서 아무도 돕지 않고 버려둔 것 같은 마음을 경험합니다. 늘 마음이 불안에 휩싸여서 살아갑니다. 육체뿐 아니라 심혼에 깊은 상처를 안겨줍니다.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이처럼 영적인 어두움,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사람이 감정에 쉽게 휩싸이게 됩니다. 우울이란 슬프고 실망된 기분입니다. 불쾌한 감정, 피로감, 자책감, 허무감, 자포 자기와 갈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울증은 이러한 증상들 때문에 정신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인 우울증 환자의 전체 수는 2004년 89,040명 에서 2009년 147,721명으로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약 1.7배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은 감정으로 고생을 합니다. 첫째, 슬프고, 왠지 불행하고 침체된 느낌입니다. 둘째는 죄책감에 빠져서 살아갑니다. 셋째, 신체의 에너지가 감퇴되고 행동이 비틀비틀하게 되고, 느려지면서 짜증이 나게 됩니다. 넷째, 식욕 상실, 체력 감퇴, 변비, 수면 장애, 과잉 수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다섯째, 두려움, 불안, 긴장감,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엘리야, 욥, 다윗 왕과 같은 이들이 이러한 감정에 휩싸여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었을 때 우리의 신앙 역시도 문제가 발생하고, 병들게 됩니다. 하나님으로부터의 단절된 것과 같은 감정에 휩싸여서 원망과 불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무엇도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그 때에도 역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곁을 떠나시지 않고, 우리를 결코 고아와 과부처럼 버리두시지 않으시는 분이심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시편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 42:11)
물론 우울증은 기도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병원의 치료와 여러 가지 활동-30분이상 햇빛을 쬐며 운동을 하고, 단백질을 보충하고, 등푸른 생선을 먹고, 비타민을 섭취하고,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활동-들이 복합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고 계시고, 우리를 위해서 독생자를 주셨고, 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사랑에서 그 누구도 우리를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본문의 말씀으로 로마의 성도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고, 신앙의 확신 위에 설 것을 당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기록된 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 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34-39절)
우리 안에 찾아온 고난으로 인해서 인생을 포기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오직 우리를 사랑하시고 새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바라보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시지 바랍니다.
헬렌켈러의 글
“봄이 오면 나는 벚나무의 가지를 손으로 더듬어 봅니다. 벚나무 등걸 속으로 흐르는 물을 나는 손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하루에 한 시간씩만이라도 장님이 되거나 귀머거리가 될 수 있다면,
저 벚나무의 꽃과 저 나뭇가지를 날아다니는 새의 울음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사소한 기쁨이야말로
최고의 은총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