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4:10-17
들어가는 말
모세와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허물을 고백합니다. 자신들이 교만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은총을 입은 백성이라 부르셨기에 악과 죄를 용서해주셔서 하나님의 백성, 계약 백성으로서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모세의 요청을 들으신 하나님께서 모세의 기도에 대한 응답을 주시는 장면이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의 응답과 그 응답후 맺어진 언약을 함께 묵상하며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아가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내가 언약을 세우나니 : 새로운 관계의 정립
누군가와 약속을 맺는다는 것은 관계를 새롭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 떠나겠다던 하나님께서 모세의 간청을 듣고 그들과 다시 함께 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응답은 나의 언약을 세우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모든 말씀을 하시기 전에 분위기를 상기 시키는 말씀을 하십니다. '보라!'입니다. 금송아지 사건으로 우상에게 흩어져 있는 이스라엘의 관심을 하나님께로 집중시키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을 향해 스스로 언약을 세우심으로 우리를 노예로써 대하심이 아니라 동반자로서 인정해 주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불러놓고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내가 누군지 보여줄께 잘 봐둬라, 모든 백성을 향해 말씀하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전체 백성 앞에서 행하신다는 말씀을 통해서 그들 모두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게 하기를 원하시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너희가 그렇게 못 미더워 하는 하나님과 함께 한다는 것이 기적같은 일임을 깨닫게 하시려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행하실 일은 원수와 대적자들에게 큰 두려움입니다. 즉 새로운 계약 체결을 하신 하나님께서 이제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동행하면서 행하실 구원의 행동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목이 곧은 이스라엘을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시는 하나님의 다짐과 각오를 듣는듯한 장면입니다.
원인 제거 : 사람을 쫓아내리니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이제 명령하는 것을 지키라하십니다. 11절과 12절은 하나님과이 약속을 깨뜨리게 되는 원인을 제거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나안의 부족들을 쫓아내겠다 하십니다. 12절은 조금더 구체적으로 나아갑니다. '네가 들어가는 땅의 주민과 언약을 세우지 말라' 하십니다. 그들이 들어가는 곳은 가나안 지역입니다. 그곳에 살게 되면 자연히 그곳의 문화와 종교, 풍습 등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결국 그들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요소들이기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그들로부터 떼어놓으려 하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그들과 언약을 맺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레 그들의 문화, 종교, 풍습이 그들의 삶에 뭍어나게 되기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약화시킬 것들을 염려하시고 그 원인을 제거하려 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 원인이 제거되지 않고 그들과 언약을 맺고, 그들과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면 그것이 금송아지 사건과 같이 올무가 될 것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즉 그것은 우상 숭배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결국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이어갈 수 없는 범죄로 나아갈 것을 아시기에 그것을 철저하게 금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래서 13절에서 '그들의 제단을 헐고 그들의 주상을 깨드리고 그들의 아세라 상을 찍을지어다'라고 강력하게 말씀하십니다.
우상 숭배에 대한 경고
금송아지 사건을 계기로 하나님은 그들이 쉽게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음을 아셨기에 그들에게 철저하게 이방 땅의 주민들과의 거리두기를 원하십니다. 그들과 계약을 맺는 것은 이미 음란한 행위로 간주하십니다. 애굽에서의 400년 그리고 가나안에서의 생활까지 그들의 몸은 이미 우상 숭배에 대한 것들이 익숙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신전에 가서 우상에 게 절하고, 신전에서 창기와의 성행위를 통해 신을 섬기는 것으로 여겼던 그들의 모습에 쉽게 동화될 것을 아셨기에 금하시는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서 그곳의 원주민들과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요구하는 우상숭배 조차도 받아들여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아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우상 숭배에 대해 경고하실까? 고대 근동의 문명에서 신분차별과 인종차별, 노예제의 합리화를 지지하는 것이 신전종교, 신전예배였기 때문입니다. 즉 폭력적인 문면에 대한 하나님의 거부였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거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차별을 금지하고, 혐오를 중단하며, 전쟁을 종식하려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나가는 말
16절에서의 혼인금지와 17절의 신상을 부어 만드는 문제 역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식민지 상황에 종주국의 권력자와 혼인 관계를 통해 우상을 섬기던 그들의 폭력적인 상황들이 이스라엘에게 이식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예들을 착취하던 채석장에서 채취된 돌을 통해 우상을 섬기던 문명에 대한 거부가 하나님의 약속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말씀 속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차별과 혐오, 폭력을 자아내는 우상 숭배의 문화를 우리의 삶으로 부터 떼어 내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 그들과의 새로운 언약 체결속에 나타나고 있음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