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서 3:3-5(20260204)
들어가는 말
바울은 지난 주 말씀을 통해 성도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삶의 태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권세에 복종함으로 하나님의 질서를 인정하고, 모든 선한 일을 준비함으로 복음의 열매를 맺으며, 말과 태도의 거룩함을 통해 그리스도의 성품을 드러내는 것—이것이 은혜받은 백성의 삶입니다.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는 존재이기에 말씀을 붙들고 기억함으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음과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라는 것을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그 말씀에 이어서 은혜로 새롭게 된 자인 우리의 과거의 모습과 또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묵상하며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과거의 모습 : 하나님 없는 삶
바울은 과거의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자요. 하나님께 순종치 않았던 사람이요. 거짓 선지자들을 통해서 잘못된 가르침을 받고 그릇된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이 3절에서 말하는 “어리석음(ἀνόητος/아노에토스)는”은 단순히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복음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영적 무지를 가리킵니다. 바울은 여러 서신에서 반복해서 강조합니다.(고전 1:18, 롬 1:16) 복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인데, 성령의 조명 없이는 사람의 마음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복음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깊은 뜻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세상의 가치와 욕망을 따라 살아가는 상태를 “어리석음”이라고 표현한 것이죠. 정욕과 행락에 종노릇한 거듭나지 못한 삶, 죄된 삶을 살아온 것이 우리의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이 아니라 미움이, 가득한 삶을 사는 과거의 모습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죄된 인간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설명합니다. 지적·영적 무지(어리석음), 의지적 반역(순종하지 않음), 외부 영향(속임을 당함), 내적 욕망(정욕과 쾌락), 관계적 파괴(악독·시기·미움) 등 다양한 차원을 나열하지만, 결국 모두 하나님 없는 삶의 총체적 어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안에 주님이 오시지 않았다면 이러한 모습으로 살아갔을 것입니다.
"빛 가운데 있다 하며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지금까지 어두운 가운데 있는 자요" (요한일서 2:9)
하나님의 구원 :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
우리가 여전히 죄인으로 있을 때, 과거의 모습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큰 자비와 우리를 사랑하시는 큰 사랑을 우리에게 나타내셨습니다. 우리의 고통과 신음을 들으시고 죄와 사망으로부터 건지시기를 원하신 하나님의 자비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디모데전서에서 바울은 이와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이니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3-4) 로마서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 5:8),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로마서 5:10)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하심은 우리의 어떤 의로운 행위나, 삶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것은 철저한 하나님의 은혜인 것입니다. 우리의 어떤 공로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기에 우리는 누구도 자랑할 수 없습니다.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엡 2:9)
은혜로 새롭게 된 삶
이것은 단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것을 믿음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롬 3:28)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아들을 보내셨습니다. 요한복음 3:16처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씀이 바로 그 사랑의 구체적 표현입니다. 바울은 이 사랑이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실제로 나타났음을 강조합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입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사랑의 행위입니다. 그 사랑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중생의 씻음-거듭나나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죄의 법이 아니라 생명의 법이 우리 안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성령께서 우리를 새롭게 하심을 경험했습니다. 죄에 얽매여 늘 불안하던 인생, 기쁨을 잃어버린 인생이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를 통해서 평안과 기쁨을 되찾게 된 것입니다.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들이 있더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얻었느니라"(고전 6:11)
우리는 이처럼 은혜를 통해서 새롭게 된 삶을 얻은 사람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가는 말
이제 우리는 은혜로 새롭게 된 사람들입니다. 성령의 씻음과 새롭게 하심을 경험한 자로서, 더 이상 과거의 어둠 속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은혜로 주어진 새 생명을 붙들고, 사랑과 거룩함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다시금 기억합시다. 우리의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요, 우리의 삶은 그 은혜에 대한 감사의 응답입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은혜를 붙들고, 은혜로 새롭게 된 자답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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