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4:31-38(참고 열왕기상 3:3-14; 골로새서 3:1-11/20250504)
들어가는 말
요즘 날씨가 참 이상합니다. 봄인 것 같으면서도 여름같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저녁무렵이 되면 다시 겨울이 온듯 쌀쌀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감기에 걸리기 참 좋은 날씨인 것 같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잘 챙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부활절 셋째 주일입니다. 그리고 교회교육주일이자, 어린이・청소년주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가정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복음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말씀 안에서 양육되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먹어야 할 양식은?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예수님께서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가실 때 사마리아의 수가라는 동네의 야곱의 우물가에서 한 여인을 만나고 영적인 목마름 속에 있는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영생의 비밀에 대해서 가르쳐주신 이야기에 이어져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예수님의 음식('먹을 것'/τροφή /뜨로페-생존에 필요한 양식)을 구하기 위해서 동네에 들어갔던 제자들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음식을 예수님께 드렸을 때 주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느니라"(32절) 인간은 누구나 음식을 먹어야 그것을 통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사용된 양식(음식)이라 말씀하신 단어는 좀 독특합니다. 음식이나 양식으로 번역되지만, 특별히 먹어서 없어지는 것의 의미로 먹는 행위(eating)와 먹어서 소비되는 과정(process)을 뜻하는 (βρῶσις/브로시스)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결코 육신의 양식에 의존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분이 먹고 소비하면서 존재하는 특별한 영적 양식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제자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알아듣지 못하기에, 이 말씀을 듣고 어리둥절해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는가"(33절) 다시 말해 그들은 육신을 위한 양식만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골로새의 교인들을 향해서 말했던 것과 같습니다.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라"(골 3:2) 이 말 역시도 같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가? 입니다. 땅의 것이란 무엇입니까? 단순히 생존만을 위해서 먹고 마시는 것을 말합니다. 바울은 다시 한 번 더 말합니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숭배니라"(골 3:5)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들이 땅의 것이라 말합니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제대로된 양식을 먹고 있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8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벗어 버리라 곧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너희 입의 부끄러운 말이라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골 3:8-9) 그리스도인이 되기전, 부활의 그리스도를 경험하기 전의 우리의 삶은 땅을 것을 좇아 살아가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땅 위에 살아가기에 생존을 위한 음식을 구해야 하고,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삶의 과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바울과 주님은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누가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는가"라고 어리둥절해 하는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의 양식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요 4:34) 즉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어떤 삶의 과정 속에 있어야 하는 것인지를 제자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계신 것입니다. 다음 세대가 교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하는지 제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즉 주님이 진정으로 양식으로 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일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일’을 강조하셨습니다. 요한복음서에서 증거하는 하나님의 뜻은 분명합니다.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요 6:40) 하나님의 뜻은 목숨을 내어 주시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영생을 얻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태초에 계신 말씀이심을 믿는 것입니다(요 1:1). 그리고 예수님께서 창조주 하나님과 함께 계신 성자 하나님이심을 믿는 것입니다(요 1:2). 동시에 이 세상 모든 만물도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통해서 지어졌음을 믿는 것입니다(요 1:3). 요한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을 믿는 것은 곧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요 1:12). 그리고 하나님의 뜻은 이렇게 예수님을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요 3:16).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일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요 6:29) 예수님을 믿고 영생을 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모든 실천적 행위와 과정이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과 하나님의 일을 완성하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먹을 양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일은 우리에게 하루하루 지속적인 삶을 위해서 반드시 먹어야 할 양식과도 같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한 인물 솔로몬
구약성경 열왕기상 3장에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왕으로서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칭찬을 받은 인물이 나옵니다. 솔로몬은 일 천 번제를 드렸습니다. 그날밤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질문하십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왕상 3:5) 이 질문에 대해서 솔로몬은 이렇게 말합니다. "솔로몬이 이르되 주의 종 내 아버지 다윗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주 앞에서 행하므로 주께서 그에게 큰 은혜를 베푸셨고 주께서 또 그를 위하여 이 큰 은혜를 항상 주사 오늘과 같이 그의 자리에 앉을 아들을 그에게 주셨나이다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종의 아버지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사오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주께서 택하신 백성 가운데 있나이다 그들은 큰 백성이라 수효가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사오니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왕상 3:6-9) 여기서 두 가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는 솔로몬의 이러한 선택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 다윗이 보여준 삶의 교훈이었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즉 자녀가 잘 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그 행위의 본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의 말처럼 다윗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삶을 통해서 큰 은혜를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기에 자신은 자신의 아버지의 삶의 본을 따라서 땅의 것이 아니라 하늘의 것,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일을 선택하겠노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였죠.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습, 자신이 말씀하시는 나의 양식이란 결국,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좇아 행하셨고, 하나님의 일 곧, 생명을 추수하는 일을 위해서 살아오신 삶의 모습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앙의 태도와 삶을 제자들과 아들인 솔로몬에게 보여주었기에, 제자들도, 솔로몬도 자신이 거어야 할 삶의 걸음에 대해서 깨닫고 그 길을 걸억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솔로몬은 바로 그길, 하나님의 일인 주께서 택하신 백성들을 다스리는 왕으로서 살아가야 하는데, 자신의 지혜로 부족하기에 하나님께서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셔서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이러한 마음을 주셔서 왕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울의 말과도 이어집니다.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골 3:10) 새 사람을 입은 존재, 거듭난 자, 부활의 증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삶의 걸음을 걸어야 하는 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옛사람으로 살아갈 때 가졌던 마음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으로 땅의 양식을 좇던 삶에서 벗어나 하늘의 양식,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던 솔로몬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장수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 원수의 생명을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으니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내가 또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왕상 3:11-13) 하나님의 뜻, 위에 것을 구하는 선택을 함으로 하나님께 칭찬듣는 인생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심는 자인 다윗이 잘 심었기 때문입니다.
나가는 말
‘심는 사람(뿌리는 자, 노력하는 사람)’과 ‘거두는 사람(거두는 자, 노력하지 아니한 사람)’이 모두 함께 즐거워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모은다는 것입니다. 차별 없이 함께 영생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곧, 심는 사람과 거두는 사람이 함께 구원의 길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심는 사람과 거두는 사람이 함께 가는 공동체가 교회입니다. 차별 없는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부활을 경험한 공동체는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솔로몬에게는 다윗이 심는 자였습니다. 제자들에게는 예수님께서 심는 자였습니다. 골로새 교회에게는 바울이 심는 자였습니다. 그리고 다음세대를 이어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저와 여러분이 심는자이어야 합니다. 복음의 씨를, 하늘의 씨를 그들에게 심음으로 그들이 거둘 수 있는 길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 같이 내 길로 행하며 내 법도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또 네 날을 길게 하리라”(열왕기상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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