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5:31-40
들어가는 말
주께서 증거궤의 제작(출 25:10-22)과 진설병을 진설할 상을 제작하라고 명령한 다음에(출 25:23-30) 이제 등잔대의 제작을 명령하는 문단이 이어집니다. (출 25:31-40) 지성소 밖에는 세 가지가 설치되는데 지성소 휘장 밖 바로 앞에는 분향단을 설치하고, 그 좌우 벽 쪽에 등잔대와 상을 설치하여야 합니다.(출 40:22-27) 분향단은 중앙부에 설치합니다. 증거궤, 등잔대, 분향단의 순서로 제작되는데요. 이 사간에는 등잔대의 제작을 명하시는 말씀을 묵상하며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순금의 등잔대(מְנֹרַ֖ת זָהָ֣ב טָהֹ֑ור /머노라 자하브 타호르)
그 위에 종지 모양의 등잔을 올려 놓으니 등잔을 떠받치고 있는 줄기 또는 막대기를 '등잔대'라 합니다. 야훼께서 성막에 일곱 개의 등잔을 떠받치는 등잔대를 만들 것을 명하신 것입니다. 일곱 등잔은 자기 백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온전한 주권과 지도력을 상징합니다. 레위기 24장 2절에 의하면 등잔불은 조석으로 다시 심지를 돋우어 꺼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습니다. 제사장은 등잔불을 돋우는 한편 또 분향단에 향을 피워야 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백성이 드리는 기도를 상징합니다. 등잔대는 스가랴서에서는 성령을, 요한계시록에서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여기에도 순금(טָהֹ֑ור/타호르)이 사용되었습니다. 성막에 사용할 금은 출애굽할 때 파라오의 고집을 꺾고 승리하신 후 그 전리품으로 애굽인들에게서 빼앗아서 히브리인들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성막에 사용할 금은 노예 노동의 산물이 아니라 노예 노동 위에 세워진 애굽의 문명을 극복하고 승리한 하나님을 기념하는 전리품인 것입니다. 이 전리품으로 성막을 장식하여 만천하에 야훼의 승리를 선포하는 것이 야훼의 성막이 품어내는 의미입니다. 세상의 제국으로부터 노예 노동의 물품을 빼앗아서 그것으로 성막을 지은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제국의 폭력을 극복해야 한다는 선언인 것입니다. 야훼의 성전에 들어갈 때마다 세상의 모든 폭력과 노예노동을 부정하고 저항하고 포기하여 버리겠다는 삶의 결단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순금에는 깨끗하다. 정결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포력이 난무한 세상 속에서 광야에 세운 하나님의 거처로서의 성막은 세상의 폭력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인 것입니다.
등잔대는 지성소 앞에 설치하여 불을 밝히는 역할을 합니다. 성막의 등잔대는 세상의 어둠을 밝힐 원천입니다. 등잔대는 지성소 안의 언약궤와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합니다. 불을 담고 있는 등잔대는 지극히 깨끗해야 하고, 정결해야 합니다. 말씀을 실천하도록 부름을 받은 성도는 세상의 빛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비추려면 우리 안에 빛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등잔대를 이루는 부분들
등잔대를 이루는 여러가지를 설명합니다. 1) 밑판(יָרֵךְ/야레크)이 나옵니다. 이것은 창세기에서 '환도뼈'를 가리킬때도 사용되었습니다. 31절에서는 밑받침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는데요. 생명의 기반, 생명의 터전이라는 의미를 성막의 등대가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등잔대의 중심부를 구성하는 줄기로서 밑받침을 포함하여 중앙에서 곧게 수직으로 위로 뻗은 척추와 같은 중심부를 가리킵니다. 2) 줄기(קָנֶה/카나흐)는 '가지'라는 의미를 가졌는데, 등잔대의 중심을 이루는 줄깃대에서 곁으로 뻗어 나온 여섯 개의 가지를 가리킵니다. 이 줄기의 끝부분에 등잔을 올려서 설치했습니다. 3) 잔(גְּבִיעֶ֛יהָ/거비에하)는 '그릇', '컵'이란 뜻으로 등잔대의 상단에 기름을 담는 종지와 같이 생긴 부분을 가리킵니다. 등불이 타오르도록 기름을 부어 불을 붙이는 가장 상부에 있는 곳입니다. 일곱개의 등잔들은 모두 살구꽃 모양으로 만들되 꽃받침이 달린 꽃 모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4) 꽃받침(כַּפְתֹּרֶ֥יהָ/카프토레하)은 '머리'를 나타내는 카프토르에서 유래했습니다. 5) 꽃(פְרָחֶ֖יהָ/퍼락헤하)는 '싹'이라는 뜻입니다.
등잔 일곱 개를 만들어서 그 등잔들을 올려놓아 등잔대의 앞을 밟게 비추게 하라고 하십니다. 원대에서 뻗은 가지들 끝에 꽃받침을 장식하고 그 위에 등잔을 올려놓는 것입니다. 등잔대는 마치 나무 형상을 닮았습니다. 봄에 움이터서 꽃이 피는 살구나무를 형상화 했습니다. 이것은 생명이 새롭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등대의 가지는 7개로 이루어졌 있는데 이것은 완전성을 상징합니다. 등잔이 앞에 있는 떡상을 비추게 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상의 빛으로 오셔서 생명을 우리에게 불어넣어 주심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가는 말
등잔대는 그 위에 있는 등불을 통해서 그 앞에 있는 떡상을 비춰줍니다. 하나님의 생명의 빛,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있을 때 우리는 세상을 비출 수 있는 생명의 빛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등잔대의 빛은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 세상의 빛 되심을 가르쳐줍니다.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인생가운데 찾아올 때 그 빛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소망없는 우리의 인생에 희망의 길을 보여주시는 생명의 빛을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빛 안에 살아가며, 세상의 빛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