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

가서 씻으라

꿈지기의사랑 2005. 4. 6. 08:03

요한복음 9:1-11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기 위해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가던중 날때부터 소경된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호기심어린 눈길로 그를 바라보더니 예수님을 향해 질문을 했습니다. 

 

   "이 사람의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입니까?

    이 사람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2절)

 

   제자들은 소경을 불행을 보고 가슴으로 아픔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안에 그의 불행이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렇습니다. 그저 방관자나 관람자의 모습으로 그를 대하고 있기에 그들은 이러한 질문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사회의 풍토가 그들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당시의 사회 속에서 질병에 걸린 사람들(눈이멀거나, 다리를 절거나, 앉은 뱅이가 되거나, 문둥병등에 걸린 경우등)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답변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3절)

 

이현주 목사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저를 그렇게 있게끔 한 '존재의 근거',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을 나타내게끔 되어 있다. 그것이 모든 존재물의 본질이요 운명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도 이런 글 귀가 있습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오늘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쿵쾅거리는 것도 모두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그가 어떤 죄를 범해서가 아니라 그의 질병의 이유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매일 살아가는 삶의 의미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존재가 저절로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그것이 보여지도록 '일'을 해야 합니다. 본문은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빛이신 예수로 인해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하리라. 밤이 오리니 그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라."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하시고자 하는 일을 위해서 힘써 일해야 합니다. 우리의 낮(생명)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밤(죽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역을 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낮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아셨던 것 같습니다. 밤이 오면 아무도 일도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절망을 경험하게 될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직 그들과 함께 있으며, 그동안은 그가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일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존재하지만, 그 자체의 빛이 없어서 세상에 뭍혀있는 사람들을 그 어두움으로부터 드러내는 일을 위해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인생을 사는동안 그리고 지상에서의 사명(구원)을 펴는 동안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을 어둡게 하고, 우리의 광명을 빼앗은 것들로부터 우리를 드러내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빛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안에 있을 동안만 세상은 낮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일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게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2:35-36절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아직 얼마 동안은 빛이 너희 가운데 있을 것이다. 빛이 있는 동안에 걸어다녀라. 어둠이 너희를 이기지 못하게 하여라. 어둠 속을 다니는 사람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빛이 있는 동안에 너희는 그 빛을 믿어서, 빛의 자녀가 되어라."

 

   그렇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예수님 안에 거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과 동행함이 없는 우리의 삶은 결코 광명이 아니요. 어둠입니다. 우리가 일 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오늘 소경은 바로 그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어두움의 삶을 벗고 이제는 빛이신 그분을 만나 그의 삶에도 빛이 비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그의 일할수 없던 삶도 그분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낮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가서 씻으라

 

   우리는 홀로 빛을 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빛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분을 만나면 우리는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됩니다. 예수님은 그를 통해 하시려는 하나님의 일을 행하셨습니다. 그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하셨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눈을 뜨게하는 방법은 침을 뱉거나 말씀으로 그들을 눈뜨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달랐습니다. 침을 땅에 뱉고 그 흙을 이겨서 그의 눈에 바르고 그를 실로암이라는 못을 보내 씻으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름도 나오지 않는 그 소경에게 하나님의 일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그가 오신 목적을 이루신 것입니다.(요한복음 9:39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을 심파하러 왔다.

못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못 보게 하려는 것이다.'") 흑암속에 살아오던 한 인생을 광명의 삶으로 바꾸어 주신 것입니다. 늘 앉아서 구걸밖에 못할 인생이 변한 것입니다. 이제 그는 꿈을 꿀 수 있으며, 일 할 수 있는 한 인간으로 새로워진 것입니다. 옳은 것과 그른 것, 참된 것과 거짓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삶으로 한 걸음 내딛게 된 것입니다. 절망이 아닌 새소망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일은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그가 빛을 만났기 때문이요. 그 빛의 말씀에 믿음으로 응답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한 것은 큰 것이 아닙니다. 단지 예수께서 그에게 하라고 한 것에 응답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에 으아해 하며, 그에게 묻습니다. "눈을 어떻게 뜨게 되었소?" 그는 대답합니다. "예수라 하는 그 사람이 진흙을 개어 내 눈에 바르고, 나더라 실로암에 가서 씻으라고 하였소, 그래서 내가 가서 씻었더니, 보게 되었소"

   그는 눈을 뜨는 일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큰 일로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예수께서 그에게 시킨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감당할 몫의 전부를 행한 것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홀로 일하시지 않으시고, 그와 함께 일하셨습니다. 그 때 기적은 일어난 것입니다. 그의 눈은 열렸습니다. 그의 육의 눈 뿐 아니라 그의 생명의 눈도 열린 것입니다.

 

실로암

 

   주님은 오늘도 우리를 실로암(보냄을 받았다)으로 보내십니다. 그곳에서 우리에게 주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며 헌신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세상으로 보내셨고, 예수님은 오늘 우리의 눈을 여시고, 오늘도 신음하고, 고통당하며, 괴로워하는 우리의 이웃을 향해 우리를 보내고 계십니다.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그들의 죄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 펼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커다란 보석을 가공하고 잘닦았을 때 그 빛이 발하는 것처럼, 오늘 우리의 손길을 통해 그 보석을 찾게 하시기 위해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에게 사명을 주셔서 보내시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하라 것을 바로 그것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그 때에 주님께서 우리를 통해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주십니다. 그 속으로 오늘 우리를 보내고 계십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실로암으로 가라고 명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