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

가나의 혼례이야기

꿈지기의사랑 2021. 1. 23. 16:04

요한복음 2:1-11

 

들어가는 말

 

    주현절도 벌써 셋째 주를 맞이하고 있고, 1월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번주도 정부의 지침에 의해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모쪼록 건강 잃지 않고 속히 함께 하며 예배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2주동안 주현절을 맞아서 첫주에는 유혹에 관한 말씀 그리고 지난 주에는 막힌 담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가나의 혼례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려 합니다. 말씀을 나눌 때에 하나님의 귀한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지다

 

   본문에는 갈릴리 가나*라는 곳에서 열리는 결혼식의 장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가모스'라는 말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결혼식과 그 잔치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변방과 같은 갈릴리 연약한 인생과 같은 가나에서 결혼식이 있고 그곳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예수님 제자들이 참석했다. 유대인의 결혼식은 우리와 같이 단지 몇시간 만에 끝나는 결혼식이 아니다. 보통 일주일 정도의 기간동안 예식이 행해진다. 유대인의 전통에 따르면 전통혼례 때, 시편의 찬송을 부르며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전통이 있었다. 사흘째 되던 날이라는 것으로 보면 잔치가 막 무르익으려는 순간이다. 그런데 그들의 흥이 깨어지게 된 것이다. 포도주가 떨어져버렸다. 유대사회에서 손님대접은 귀한 의무중의 하나였기에 큰일이었다. 주인이 커다란 수치를 당할 찰나이다. 그 소식을 들은 마리아가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알고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다고 말합니다. 포도주가 떨어졌다면 당연히 주인에게 가서 이야기 해야 합당하다. 예수의 어머니는 예수에게 가서 포도주가 없다 말한다. 분명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예수의 어머니는 예수가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에 대한 확신이 가득한 모습이다. 그런데 예수의 답변은 더욱더 우리를 당혹하게 만든다.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4절) 주인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으로 본다면 예수의 답변은 합당하다. 그런데 뜬금없이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최후의 만찬을 생각해 보자. 예수는 제자들을 향해서 잔을 들어서 이것은 너희를 위해서 흘리는 나의 언약의 피니 받아 마시라고 말씀한다. 그렇다. 이것은 예수께서 흘리신 보혈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이적인 물이 포도주가 된 사건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라 예수의 우리를 향한 자신의 희생적 죽음을 상징하는 것임을 알수 있다. 우리의 구주이신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서 죽으실 때가 아직은 아니라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정결예식과 돌항아리

 

   기적이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하나님의 역사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믿음을 통해서이다. 예수의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말한다. 그리고 갑자기 유대인의 정결 예식과 돌항아리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유대인은 식사를 하기 전에 꼭 정결예식을 행했다. 자신도 모르게 밖에서 묻어올 수 있는 부정함을 씻기 위해 식사전에 씻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깨끗한 상태에서 먹을 수 있었다. 6개의 항아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상당히 많은 손님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항아리 가득 물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정결예식을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즉 그들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요한 일서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라"(요한일서 5:3上) 이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란다. 계명을 지키는 사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정결한 모습을 얻기 위한 하나의 행동이었다. 그들은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웠다. 즉 자신들의 몸을 상징하는 항아리에 세례를 상징하는 물을 가득부어 넣은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 자신들의 더럽고 추악한 죄에 대한 철저한 회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님을 통해 변화되기를 원하는 이들은 철저한 회개가 있어야 함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물은 포도주가 된다. 진정한 우리의 변화는 물을 통한 회개와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 즉,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요한 일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물과 피로 임하신 예수 참 생명이신 예수를 통해서만 우리의 삶이 온전히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적(세메이온/상징)과 믿음

 

   이것이 갈릴리 가나에서 보여주신 첫 표적이라고 말한다. 원문에는 '세메이온'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즉 표적이란 무엇인가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는 이 복음을 듣는 일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리킨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때로 그 표적에 심취되어 그것이 가리키는 것을 정작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기적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그러나 요한은 11절에서 이 이야기의 가리키는 바를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어니라"이다. 그들은 물이 포도주가 되는 이 사건을 통해서 단순히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을 바라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이 누구신지를 말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요한 일서는 그들이 믿은 예수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예수께서 그리스도임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니"(1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들을 지킬 때에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하는 줄을 아느니라"(2절),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자가 아니면 세상을 이기는 자가 누구냐"(4-5절),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자는 자기 안에 증거가 있고"(10절), "또 증거는 이것이니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과 이 생명이 그의 아들 안에 있는 그것이니라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11-12절)

   가나의 혼인잔치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보여주기 위한 표적(표지판/손가락)인 것이다. 우리에게 삶의 필요를 채우시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은 좋은 포도주로 가득한 잔치가 될 것이다.

 

*갈릴리는 변방, 버림받은 땅으로 당시 사회에서 약자들이 주로 사는 곳이었다. 가나는 갈대라는 뜻으로 연약함을 상징한다. 세상적인 것이 고갈되고 황폐해진 삶을 나타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