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도회설교

하나님 앞에 서는 기도

꿈지기의사랑 2008. 10. 18. 21:55

시편 88:1-2

 

하나님 앞에 서자

 

   히브리어로 기도는 '테필라'입니다.  이 말은  "자신을 판단한다'라는 뜻에서 온 말입니다. 이 말 속에서 기도가 무엇인지를 알수 있는 힌트가 담겨져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기도란 그것이 간구이든, 감사이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든, 고백이든 세상 속에서 우리의 역할과 하나님과 관계를 바라보면서 우리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난 후, 외출할 때, 중요한 사람을 만나기 전에 늘 거울 앞에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머리의 흐트러짐을 살피고, 몸 전체를 살피는 일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흐트러짐이 보이게 되면 빗으로 빗거나, 고쳐매거나 하기 마련입니다. 거울은 속이지 않습니다. 나의 지금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흉하면 흉한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거울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의 잘 못된 부분을 고치고 수정하는 것입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판단합니다.

   기도란 무엇일까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도는 하나님 앞에 서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거울 앞에 설 때의 모습처럼 하나님 앞에서서 동일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기도란 단순히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만이 아닙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나의 구할 것만을 열심히 구하면 되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구하는 것을 얻고, 소원을 성취하는 도깨비 방망이로서의 기도에 익숙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도에는 관계적이고,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는 모습이 결여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상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상관없이 정성을 다하여 빌고 구하면 이루어진다는 식의 잘못된 기도의 모습이 우리 가운데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 아무에게나 빌면 그만인가요? 기도에는 분명히 구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라고 말한다면 잘못 안 것이라는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구한다는 것은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가능합니다. 관계가 좋으면 구하지 않아도 이미 상대방에게 무엇을 구하는지 알아차립니다. 구하지 않는 것까지 줍니다. 성서도 우리에게 하나님도 그러한 분이시라고 말씀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솔로몬에게서 나타납니다. 솔로몬은 세상의 부와 귀와 명성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백성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바르게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구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어떠셨습니까? 그것 뿐 아니라 그가 구하지 않았던 것들까지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또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열왕기상 3:13)

 

하나님과의 관계를 형성하라

 

   기도의 훈련이 잘된 사람은 먼저 구하는 법이 없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시 합니다. 우리는 어려운 분(존경하는 분)들 앞에 설때에 어떠한 태도를 가지나요? 나의 존재의 미약함, 나의 부족함, 연약함이 먼저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먼저 살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기도는 사람이 아니 하나님 앞에 서는 행동입니다. 얼마나 하나님을 영으로 느끼고, 자신이 그 앞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드느냐에 따라 기도의 성패는 결정됩니다. 하나님 앞에 서면 발가벗겨지듯이 나의 모습이 하나님 앞에 훤히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를 숨기지 못합니다. 하나님 앞에 섰던 이사야는 무엇이라고 고백합니까?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이사야 6:5)

 

   자신의 약함, 자신의 단점을 발견하고 겸손히 그분 앞에 엎드려 그분을 찬양하고,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경배하며,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위엄을 느낍니다.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발가벗은 것 같은 삶의 모습 속에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장에 나오는 마리아의 찬가에도 역시 이러한 고백이 담겨져 있습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누가복음 1:46-48)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단점, 결점, 고쳐야 할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기도란 바로 그러한 우리의 태도의 변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거울 앞에 선것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서 말입니다.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보라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철저히 자신을 낮추고 겸손함을 보입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만나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누가복음 5:8)

 

   바울도 동일한 고백을 합니다. "나는 조인 중에 괴수라" 하나님 앞에 선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고백합니다. 기도는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을 경험을 한다면 말이 많아 지기 보다는 오리혀 말이 적어질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살피는 것입니다. 나의 잘 못된 것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자크 엘룰은 이렇게 말합니다.

 

   "기도는 인간적인 수단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그것은 무력해지는 나의 능력의 한계, 즉 내가 갈 수 없었던 범위를 넘어서는 어쩐 지점이 아니라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성취하신느 주님의 손안에 벌거벗은 무방비의 상태로 자신을 맡기기 위해 모든 인간적인 장치를 포기하는 것이다."

 

   기도란 무엇인가를 얻어내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서 나를 보고,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살피는 것임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편기자 처럼 날마다 하나님 앞에 서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호와 내 구원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야로 주 앞에서 부르짖었사오니"(1절)